17세기에 꽃을 그린 화가들은, 전통적으로 특정한 꽃이 갖고 있는 상징적 의미들을 십분 활용했다. 마리아 판 오스터르베이크의 이 꽃다발 그림은 이러한 사실을 입증하는 좋은 예이다. 마주 보도록 배치된 해바라기와 양귀비는 이 꽃다발에서 눈에 띠는 곳에 자리잡고 있다. 17세기에 해바라기는 낮 동안 해를 따라가면서 그 빛을 받아들인다는 점에서, 항상 신을 향해 그의 말씀에 귀 기울이는 신실한 사람에 비유되어 왔다. 해바라기가 꽃 정물화에서 흔히 사용되었던 것도, 그것이 갖고 있는 이런 정신적인 의미 때문이다. 한편 양귀비는 그 즙으로 아편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어둠과 밤잠, 또는 죽음과 연관되었다. 그리고 꽃이 꽂혀 있는 화병은 말할 것도 없이 사랑을 의미한다. 화병 덮개에는 사랑의 여신 비너스가 무릎을 꿇은 모습이 묘사되어 있으며, 화병에는 비너스의 지물인 아기천사가 염소와 놀고 있는 모습이 묘사되어 있다. 그리고 화병에 장식된 덩굴을 통해 그들이 포도주에 취해 있음을 알 수 있다.
17세기의 몇 안 되는 여성화가 중 하나인 마리아 판 오스터르베이크는 종교적인 환경에서 자라났는데, 그녀의 할아버지, 아버지, 조카가 모두 목사였던 것이다. 이런 모든 요소를 종합해볼 때, 그녀는 작품 속에서 신앙심, 사랑, 세속적 삶의 덧없음 같은 개념들을 암시했던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