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즐거웠던 것은, 전 세계 곳곳에서 모인 디자인 전공자들과의 만남 그 자체였다. 스위스, 스페인, 미국, 대만, 브라질, 독일 등 문자 그대로 세계 각지에서 모인 학생 및 현역 디자이너들이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교감할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굉장히 큰 의미를 가지는, 아주 특별한 경험이었던 것이다. 함께했던 일주일간, 낮에는 수업을 들으며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배움을 위해 함께 고민했으며, 밤에는 삼삼오오 모여 술 한잔에 이야기를 풀거나 파티를 통해 함께 어우러지곤 했다. 그렇게 친해진 친구들은 아직도 이메일, 개인 블로그나 페이스북 등의 매개를 통하여 연락을 하며 서로의 안부를 묻고 있다. 이렇게 만나게 된 사람들과의 인연이야말로 워크숍을 통한 배움 이상의 것이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일주일이란 시간은 금새 흘러 워크숍이 후반으로 치달으면서, 1, 2차 발표회를 거치면서 다듬어진 아이디어들을 바탕으로 우리는 최종 작업물을 만들기 시작했다. 내 작품의 컨셉은 자연의 소리를 인공물과의 결합을 통해 전달하는 것이었는데, 여러 가지 시안 중에서 선생님인 헥터 세라노와의 대화를 통해 최종적으로 선정된 것은 방 창문에 설치할 수 있는 소리조절장치가 달린 새집이었다. 시각디자인 전공이었던 나는 작품을 무사히 완성하기 위해 태어나서 처음 써보는 기계들과 공구들에 둘러싸여 하루 종일 씨름해야 했었고,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완성한 결과물로 금요일에 있었던 최종발표회를 무사히 마치고, 마지막 파티로 밤을 정신 없이 보내고 나니 어느덧 떠나는 날 아침이었다. 시간이 너무 빨리 흘렀다는 느낌과 함께 아쉬움을 뒤로 한 채 기차에 하나 둘씩 올라타며 다들 떠났고, 나의 일주일 동안의 보부쉐에서의 특별했던 기억은 그렇게 마무리 되었다.
복잡하고 정신 없이 돌아가는 도시에서 잠시 벗어나, 아름다운 자연풍경 속에서 머물면서 머리를 환기시키며 자신의 창의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세계적인 디자이너의 밑에서 결과물을 만들어내기까지의 프로세스를 경험해 볼 수 있다는 것, 마지막으로 같은 목표와 같은 관심사를 갖고 있는 전 세계에서 날아온 예비 디자이너 지망생들, 혹은 현역 디자이너들과의 인연을 만들어 갈 수 있다는 것. 보부쉐 국제 디자인 워크숍이 가진 이러한 장점들은 내가 보냈던 일주일이라는 시간을 너무나 행복하고 값진 시간으로 만들어 주었다. 참가자 중에는 디자인 전공자가 아니었지만 디자인에 관심이 많았던 몇몇 학생들도 참가하여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하는 인상적인 모습도 볼 수 있었으며, 60이 넘은 나이의 현역 디자이너가 참가해 재미있는 아이디어들을 내놓는 등, 이 워크숍 자체가 모든 이들에게 열려있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단순한 워크숍을 넘어선, 마치 경치 좋은 휴양지에서 전 세계에서 모인 디자이너들의 축제란 느낌마저 받을 수 있었던 일주일, 이 유익하고 행복했던 시간을 보내게 해주신 ㈜로렌스 제프리스와 디자인정글 관계자 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김종윤
시각디자인 전공
2008 디자인정글 UCC 공모전 ㈜로렌스제프리스 특별상 수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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